" 유머를 위한 기도 " 

『 주님,
제가 먹은 음식을 잘 소화되도록 해주시고,
아울러 소화하기 좋은 음식도 내려주소서
제 몸을 잘 살피고 유지할 감각과
육신의 건강을 선사하소서.
주님,
제가 참된 것과 깨끗한 것을 눈여겨 간직할 수 있도록,
거룩한 영혼을 선사하소서.
그리하여 제 영혼이 죄 앞에서 겁먹지 않고,
다시 제 자리로 돌아갈 길을 찾도록 도와주소서.
저에게 지루함은 낯선 것임을 일러주시고,
불평과 불만, 한숨, 탄식 없는 영혼을 선사하소서.
제가 이 세상에서
‘나’만 잘 되기 위해 너무 많이 고민하는 것을v 허락하지 마소서.
주님,
남을 즐겁게 해 줄 유머 감각을 선사하시고,
제 삶 속에 스며있는 많은 행복을 느끼며,
그 행복을 내 이웃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은총을 내려주소서.』

성 토마스 모어(Saint Thomas More/1478〜1535)의
‘유머를 위한 기도’가
세계적으로 다시 주목을 받고 있기에
한글로 번역된 전문을 옮겼습니다.
잉글랜드 왕국의 법률가, 저술가, 사상가,
정치인이자 성인으로 추앙받고 있는
토마스 모어의 기도문 제목이‘유머를 위한 기도’지만,
단순한 웃음을 넘어서
인간의 마음과 종교를 초월한 공동체를 위한
깊은 성찰이 담겨 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삶의 나침반이 된
유명소설 ‘유토피아(Utopia)’의 작가인 그는,
헨리 8세가 주장한 잉글랜드 교회의
왕위지상권(王位至上權)을 거부하면서
‘나는 왕의 신하이기 전에
하나님의 착한 종으로 죽는다’라며 반역죄로 처형당한 후,
400년이 지난 1935년
교황 비오 11세가 시성(諡聖)하고,
요한 바오로 2세가 성인(聖人)으로 선언한 후
해마다 6월 22일을 축일(祝日)로 섬기고 있답니다.
지난해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1936〜2025)의
다큐멘터리영화 ‘Pope Francis-A Man of His Word)'에서
교황은 아침마다 ‘유머를 위한 기도’를 낭송하며,
‘기도는 신앙의 언어. 유머는 삶의 언어’로
힘든 삶에 위로와 희망을 주는 공통된 역할을 하기에
유머와 미소로 타인과 자신을
행복하게 만든다고 강조합니다.

이 ‘유머를 위한 기도’는
음식을 소화하는 능력을 바라는 간절함에서 시작된다.
단순히 배를 채우려고 먹는 것이 아니라,
몸 안에 흡수되어 건강을 위한 에너지가 되기를 바라는
소박한 바람을 담고 있습니다.
더 깊은 차원으로 나아가는
영혼에 대한 기도는 더 특별하다.
참된 것과 깨끗한 것을 알아보는 눈으로
죄에 빠지지 않기를 바라는 종교적 의식이 아닌,
정신적 건강과 방향 감각을 위한 기도라 할 것입니다.
또한, 이 기도는
‘나만 잘되기’를 경계한다.
남을 위한 유머 감각을 구하는 대목은 흥미롭다.
웃음이란 자기만족 아닌 타인을 기쁘게 하고,
‘유머란 공감이며, 타인을 위한 따뜻한 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행복을 누리되 혼자만 간직하지 말고,
이웃과 함께 나눠달라는 요구가 등장하는데,
오늘날
‘웰빙(well-being)과 힐링(healing)이 넘쳐나는 시대’에 살며
행복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되묻게 합니다.

‘유머를 위한 기도’는
‘건강한 삶을 바라는 기도’입니다.
우리 몸과 마음의 행복과 유머를
하나로 잇는 ‘삶의 내비게이션’으로
‘올바른 진로’를 가르치며,
‘말이 아닌 태도’를 보이는 ‘한 편의 신앙고백’입니다.

대프리카 더위 같은 찌든 세상 삶에
유머와 미소가 깡그리 뭉개져,
지난 8월호에 쓴 ‘웃기는 대표기도’가 웃겼다는 반응에,
기록적인 폭염경보 속에
9월의 개학을 준비하던 글쟁이 큰 머슴이
‘유머를 위한 기도’로
이웃들에게 또 다른 유머와 미소를 던지고파
이 글을 썼습니다.
♥ DEC150 / 늘 찬양하는 큰 머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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